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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인터뷰] 손병주 회장(서울대) - 왜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굉장히 순진하게 대처하는가
작성자 기상학회  
글정보 작성일 : 2017년 06월 16일 15:11 , 읽음 : 248

[김동호의 직격 인터뷰] 왜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굉장히 순진하게 대처하는가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한국기상학회장·서울대 교수
 
중앙일보 2017. 6. 16 게재
원문보기:
http://news.joins.com/article/21671524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 회장의 경고
 
올봄 한반도 상공을 뒤덮은 미세먼지의 트라우마는 지금도 생생하다. 미세먼지가 하늘을 가리면서 푸른 하늘은 사라지고 도시는 물론 전국 산과 들이 모두 잿빛 속으로 들어갔던 악몽의 기억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쪽 북서풍이 멈추고 한반도 상공에 머물렀던 고기압이 물러가자 서울 하늘은 거짓말처럼 다시 맑아졌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시야에서 사라진 미세먼지는 언제든 다시 몰려올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손병주(61)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바람의 방향이 바뀌었을 뿐 오염물질 배출원은 그대로 있다”며 “미세먼지의 객관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단순한 규제로 풀겠다는 발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 관측 능력을 강화해 과학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중국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단순한 규제로 풀겠다는 발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 관측 능력을 강화해 과학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중국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질의 :숨 막힐 것 같던 미세먼지가 하늘에서 사라졌다. 이제 안심해도 되나.
응답 :“전혀 그렇지 않다. 미세먼지의 배출 원인은 그대로 있다. 그런데도 시야가 깨끗해진 것은 고기압이 동해로 빠져나가고 북쪽 연해주에서 바람이 들어온 덕분이다. 한반도의 주풍 방향은 중국에서 들어오는데, 지금은 북동풍이 불면서 깨끗해 보일 뿐이다. 중국에서 오염물질 배출을 계속하는 한 서풍을 타고 한국에 오게 돼 있다.”
 
질의 :유독 올 4~5월에 극심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응답 :“고기압하에서는 공기가 정체되는데, 한반도 상공에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마침 몰려든 미세먼지가 그냥 머물러 있게 된다. 여기에 국내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까지 더해지면서 서울을 비롯해 인구가 밀집된 지역에서 미세먼지 고통을 많이 받았던 것이다.”
 
질의 :1만2000명이 사망한 1952년 12월 초 ‘런던 스모그 사건’도 이래서 발생한 것인가.
응답 :“상당히 유사한 점이 있다. 당시 공장은 물론 가정에서도 난방연료로 석탄을 사용했는데 공기가 정체하면서 오염물질이 어디로 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럴수록 햇빛이 더 들어오지 않게 되고, 추워서 석탄을 더 때고, 그래서 가시거리가 30㎝ 정도로 거의 앞을 볼 수 없었다. 이 환경 재난으로 3주 사이 1만2000명이 사망했다. 베이징에 가 보면 뿌연 공기가 흐르지 않고 침체돼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이런 상태가 계속되면 호흡기에 심각한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질의 :올봄 같은 대기 상태가 되면 우리나라도 언제든 미세먼지가 다시 심해진다는 건가.
응답 :“오염물질 배출원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당연하다. 공기가 북서쪽에서 내려오다 보니까 서해 쪽으로 빠져 어디론가 갔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은 날씨가 좀 달라서 괜찮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체 서풍이 주류인 것을 변경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질의 :국내와 중국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어든다고 하는데 왜 상황은 심해지고 있나.
응답 :“기후변화에 의해 동아시아 대기가 천천히 움직이는 것과 관련이 깊다. 같은 양을 뿜어도 대기 중에 오래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에서나 중국이 서로 다 줄었다고 하지만 우리가 더 심하게 느끼는 이유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로 일기 패턴에 영향을 미쳐 공기가 정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질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를 선언했다. 기후 변화는 사기라고까지 했다.
응답 :“파리협약은 지구 온난화의 결과, 우리가 살아갈 수 있는 온도가 어디까지인지 생각해 2100년까지 2도 정도까지만 상승시켜야 한다는 게 세계적 합의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목표치를 역산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해마다 1.5%씩 줄여나가기로 한 것이다(※한국은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할 예정이다).”
 
질의 :그 수치는 어떻게 나왔나.
응답 :“인구와 경제 규모(GDP·국내총생산) 증가는 곧 화석연료 배출량의 증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1년에 인구가 1% 증가하고 GDP가 3% 증가하면 온실가스는 4% 이상 자연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현재 기준에서 1.5%를 감소해야 하니까 실제로는 최소 4~5% 정도를 감축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논의되는 것이 탄소세 와 배출권 거래제(cap and trade)다.”
 
풍향과 고기압이 미세먼지 불러
중국 오염물질 전파 경로 밝혀야
근거 확보해야 비용 청구 가능
북미 산성비 분쟁 교훈 활용해야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단순한 규제로 풀겠다는 발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 관측 능력을 강화해 과학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중국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단순한 규제로 풀겠다는 발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 관측 능력을 강화해 과학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중국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질의 :기후 변화가 사기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반박할 근거는.
응답 :“기후과학자라든지 기상과학자의 99% 이상이 기후 변화가 있을 것이고, 이대로 가다간 돌이킬 수 없는 시기가 다가온다고 본다. 기후 변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고 물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팽창해 해수면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인공위성으로 북극해를 관측해 보면 얼어 있는 면적이 계속해 줄어들고 있다. 북극항로가 열리고 있는 이유다.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것도 기후 변화의 단면이다.”
 
질의 :그런데도 트럼프는 왜 극단적인 입장인가.
응답 :“공화당은 기후 변화에 대해 민주당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석탄과 셰일오일 등 화석연료 생산 확대를 일자리 창출과 연계시키면서 온실가스 감축이 어렵게 됐다. 그렇다고 해도 미국이 그렇게 쉽게 탈퇴하지는 못할 것이다. 탈퇴 선언을 했지만 미국 내 반대가 극심하고 최장 4년에 걸친 파리협정 탈퇴 절차가 필요해서다. 다만 트럼프는 기후 변화 사기설(Climate change hoax)을 계속 퍼뜨릴 것이다.”
 
질의 :마치 과거 담배회사들의 수법과 비슷한가.
응답 :“매우 유사하다. 1970년대 담배를 피웠을 때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증거들이 나오자 반박 논리를 개발하는 세력이 나타났다. ‘의심을 파는 상인들(merchant of doubts)’이다. 폐암과 흡연 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예컨대 간접흡연의 폐해를 실증한 연구가 일본에서 나오자 담배회사들은 학자들을 고용해 이견을 제시했다. 의심을 자꾸 부여해 논점을 흐리게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나중에 1980년대 북미 산성비 분쟁에서도 나타났다.”
 
질의 :산성비 분쟁이란 무엇인가.
응답 :“1970~80년대 미국-캐나다 사이에 벌어졌던 산성비 분쟁 사건이다. 한국-중국 간 미세먼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산성비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이 공장 굴뚝에서 배출돼 구름 속에 있는 물과 섞이면서 발생한다. 미국 북동부에서 생산된 것이 제트기류를 타고 고스란히 캐나다 쪽으로 날아가게 된다. 캐나다에서는 산성비로 인해 나무가 죽고 호수에서는 고기들이 떼죽음당했다. 추적해 보니 미국에서 오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질의 :어떻게 해결됐나.
응답 :“미국은 처음에 ‘증거가 부족하다, 자료 수가 너무 적고 호수가 산성화되는 경향이 약하다’며 캐나다의 주장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많은 전문가를 내세워 반박했다. 문제를 인정하게 되면 미국이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캐나다가 꾸준히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면서 미국이 두 손을 들게 만들었다.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때 질질 끌다가 92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돼서야 캐나다와 협약을 맺었다. 타결에 11년이나 걸렸다.”
 
질의 :지금 우리나라도 똑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 아닌가. 데자뷔를 보는 것 같다.
응답 :“유사한 사례는 유럽에서도 있었다. 독일 같은 공업국가에서 스칸디나비아 쪽으로 바람을 타고 오염원이 이동했다. 유엔은 81년부터 산성비 강제 규제를 시작했다.”
 
질의 :결국 환경은 경제 문제라는 얘기다.
응답 :“산업활동 결과 배출된 오염물질의 처리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다. 화석연료 연소에 따른 부정적 ‘외부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인데, 정화를 위해선 그 비용을 내부화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선 제조단가가 높아지니까 80년대 미국에서 안 하려 했던 것이다. 지금 트럼프가 파리협정에서 탈퇴하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질의 :우리는 중국을 설득하는 게 관건 아닌가.
응답 :“80년대 미국처럼 문제를 잘 시인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증거를 많이 확보하고, 국제적으로 공인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적 전문 학술지에 기고해 출판하고 세계 사람들이 많이 읽도록 해 공론을 만들어야 한다. 한·중·일 3국 환경장관이 만나 잘 해보자고 하는 것은 굉장히 순진한 대처다. 그게 통할 리 없다. 해외 사례를 연구하고 근거를 확보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기후 변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서
트럼프 파리협정 파기 쉽지 않아
탈(脫)원전·석탄 대안 마련하고
런던·도쿄처럼 자구노력도 해야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단순한 규제로 풀겠다는 발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 관측 능력을 강화해 과학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중국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손병주 국제대기복사학회장은 “대기오염을 단순한 규제로 풀겠다는 발상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대기 관측 능력을 강화해 과학적 근거부터 확보해야 중국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질의 :그런데 우리는 당장 중국발 미세먼지의 비중도 모르지 않은가.
응답 :“객관적 근거 없이는 중국에 이야기할 수 없다. 배출량 산정부터 시작해 처방을 내릴 때 잘못될 수도 있다.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도 국내와 중국에서의 생성 비중이 어떤지, 기후는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연구해야 제대로 된 처방을 내릴 수 있다. 정부와 과학계가 체계적으로 할 일인데 잘 안 되고 있다.”
 
질의 :연구 인력은 있을 텐데, 왜 안 되나.
응답 :“우리나라도 대기과학연구소 같은 게 있어야 한다. 환경과학원은 환경 문제만, 기상과학원은 기상만 다룬다. 서로 교류가 없다. 대학교수들에게 연구시켜 봐야 결과가 안 나오는 이유다.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파악하며 쌓아갈 수 있다. 미국에는 대통령 직속 국립과학재단(NSF) 산하에 대기과학연구소가 있고 그 안에 수백 명의 전문 인력이 있다. 독일에선 막스플랑크연구소가 그 일을 담당한다.”
 
질의 :기본 인프라조차 없다니 큰일이다.
응답 :“지금은 기후 변화를 관측하고 대처할 능력이 없다. 이제는 자력으로 과학적 데이터를 확보하고 축적해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 외국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자료들을 사용하고 있는 처지다. 2019년이 돼서야 환경부에 환경위성을 발사한다. 오염물질의 대부분이 중국 쪽에서 넘어오므로 인공위성 원격탐사가 필요하다.”
 
질의 :국내 차원의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선진국에선 어떻게 하고 있나.
응답 :“영국은 런던 스모그 사건 이후 대기오염청정법을 제정했다. 런던 내부에서 석탄 사용을 줄이고 화력발전소를 도시 밖으로 이전시켰다. 물론 우리는 중국에서 오는 것이 주로 문제가 되겠지만 내부적 노력도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질의 :경유차를 억제하는 방향은 타당한가.
응답 :“디젤차는 공기를 압축해 고온에서 경유를 태우는 방식인데 그때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생긴다. 이것이 공기 중의 수증기나 오존과 합쳐져 미세먼지가 된다. 그래서 일본에선 2001년부터 NOx-PM(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법을 제정해 디젤엔진에 대한 관리를 시작했다. 현재 도쿄는 미세먼지가 연평균 15㎍(마이크로그램) 이하로 깨끗하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지역에서 연평균 환경기준 25㎍을 초과한다. 우리도 일본과 유사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
 
질의 :황사 대책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
응답 :“발원지가 중국 북부 고비사막이나 티베트 근처 타클라마칸사막이다. 강한 바람이 불게 되면 대기를 타고 날아온다. 황사는 인공 물질이 아니다. 그러나 중국발 미세먼지는 중국의 공장과 자동차, 석탄에서 발생한다. 중국은 석탄을 때는 가정이 대부분이다. 노천 탄광이 많아 긁으면 된다. 중앙정부에서 말해도 말을 잘 안 듣는다.”
 
질의 :중국과의 협력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하나.
응답 :“배출자에게 비용을 부담시킨 캐나다-미국 산성비 문제 케이스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기업들에 배출권 거래제 방식으로 비용을 부담하게 했다. 우리도 증거를 꾸준히 확보하고 과학적 증거를 들이대는 수밖에 없다. 과학자들이 중국과 직접 관계가 있고, 중국에서 오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밖에 없다.” 
 
손병주는 …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학부장으로 세계 50개국이 참가 중인 국제대기복사학회(IAMAS/IRC) 회장이다. 한국기상학회장도 맡고 있다. 63년 창립한 기상학회는 연구자와 산업체에서 2600명의 회원이 참가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트럼프가 발을 빼면서 중국이 환경 리더십을 발휘하려고 할 텐데 우리는 이런 상황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호 논설위원

[출처: 중앙일보] [김동호의 직격 인터뷰] 왜 한국은 중국발 미세먼지에 굉장히 순진하게 대처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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